연출-조성희

출연-송중기, 박보영

 

 

 

영화 <늑대소년>이 개봉하기 전 포스터만 보고 진부한 한국판 <나자리노>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좀 들었던 것이 사실.

 

<나자리노>1970년대 아르헨티나영화로 늑대인간과 인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영화로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모은 영화였습니다.

개봉하고 나서 먼저 영화를 관람한 지인들의 호평이 이어져 뒤늦게 봐야겠다고 작심하고 필자도 관람했습니다.

제목과 포스터만 보더라도 늑대인간과 여자와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라고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을 것입니다.

 

 

 

 

47년 전, 순이의 폐병이 깊어 요양을 권유받고 강원도 화천으로 이사 온 후 우연히 몸은 사람이나 야수같은 소년을 발견, 말도 못하고 인간의 모습을 한 짐승 같은 소년과 순이네 가족은 졸지에 동거를 시작합니다.

모든 행동이 짐승 같은 철수(늑대소년) 싫어하던 순이는 점점 그에게 끌리면서 밥 먹는 법, 기다리는 법, 글자 등을 가르쳐주며 가까워집니다.

 

 

 

 

 

 

 

순이는 폐병을 앓으면서 또래 친구들과는 달리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절망 속에서 살아간다는 점과 누군가의 보호와 사랑도 받아보지 못한 철수의 처지는 어딘지 모르게 닮아있습니다.

서로를 아끼고 의지하면서 그들은 서로에게 사랑과 희망을 발견합니다.

그러나, 이런 행복도 잠시고 철수가 순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한 야수본능을 드러내면서 동네사람들한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철수의 처지가 점점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늑대인간과 사람이 사랑을 하고 사랑하는 행복도 잠시 늑대는 공공의 적이 되어 결국 비극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점. 아마도 늑대인간과 인간이 사랑한다는 시작부터 비극은 예견되어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예전부터 구미호와 인간의 사랑을 꾸준히 다뤄왔다면 서양에서는 늑대와 인간의 사랑을 포맷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꾸준히 제작되고 있습니다.

 

 

늑대는 사람을 해치고 사람이 기르던 가축을 해하는 동물로 서양에서는 적대적인 동물을 상징하고 있습니다만 <늑대소년>의 감독은 늑대의 야수본성을 미화하지 않으면서도 늑대와 인간의 두가지 모습을 동시에 지닌 철수 안의 인간적 자아가 늑대의 자아를 어떻게 다스리게 되는지도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전체적인 줄기는 영화 <나자리노>와 닮아있지만, 그영화 오버랩되면서도 이영화만의 독창적인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어요.

그들의 첫 만남에서 사랑사이 그리고 다시 비극으로 전체적인 구성은 상당히 긴박감 넘치고 기승전결이 상당히 탄탄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포맷의 멜로영화를 보면 간혹 처음에 큰 화두를 던진 후에 억지스럽게 진부한 결말을 내거나 비극적인 사랑에 슬퍼해달라는 동냥울음을 애걸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영화는 강약조절도 제법 잘 하고 있으며 절제와 극적인 순간에 대한 감독의 판단도 제법 관객들에게 충분히 어필 될 수준입니다.

 

대하드라마 혹은 액션영화가 아닌 멜로영화를 2시간 넘게 끌고 간다는 것은 다소 무리수가 될 수도 있으나 긴 러닝타임동안 지루할 틈 없이 관객을 영화 속으로 힘 있게 몰고 가는 감독의 뚝심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연출과 시나리오를 맡은 조성희감독이 당연히 여자감독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남자감독이며 섬세한 시나리오와 적재적소에 감성과 유머와 드라마적인 요소를 가미한 연출역량이 돋보이는 신인감독입니다. 그의 차기작이 정말 기대됩니다.

 

 

 

 

 

 

또한 늑대인간의 야수성과 대사 없이도 순이에 대한 사랑과 액션까지 어색하지 않게 연기한 송중기와 섬세한 연기를 보여준 박보영의 연기도 정말 좋았습니다.

 

영화 <늑대소년>은 이루어질 수 없는 아련한 첫사랑에 관한 잔혹동화 한 편을 보는 느낌이었고 관람하고 나서 여운이 좀처럼 가시길 않았습니다.

 

세상에 이런 사랑이 어딨어?’라고 생각하면서도 <늑대소년>에 매료 되는 것을 보니 세월의 흐름과 상관없이 절대적인 사랑을 꿈꾸는 소녀감성을 가슴 한 켠에 숨겨두고 살았나봅니다.

 

 

'내가본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11.16 다영이랑 둘이...동창생  (0) 2013.11.19
광해  (0) 2013.03.21
공모자들  (0) 2013.03.21
레미제라블...2012.12.24 생일날 본 영화  (0) 2013.03.21
2012.05.06 코리아  (0) 2012.05.09
Posted by 배진화
,